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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을 잡았다

stepback 완희 2026. 9. 2. 23:51

 

가끔 딸아이의 등교시간과 내 출근시간이 겹쳐 집을 같이 나서는 날이 있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웬일인지 딸아이가 먼저 손을 꼭 잡아주었다.

평소 같으면 친구들이 볼까 봐 부끄럽다며 잘 내어주지 않는 손이다.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했다.

“횡단보도까지만 잡고 갈게.”

딸아이는 괜찮다고 했다.

그래도 학교로 가까워질수록 괜히 주변을 자꾸 살피게 됐다.

혹시라도 같은 학교 친구가 지나가지는 않는지,

평소보다 유난히 등굣길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그렇게 손을 잡고 걷다가 학교 앞 횡단보도가 보일 즈음 내가 먼저 손을 놓았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의 얼굴은 평소보다 밝았다.

도덕시간에 부모님과 관련된 영상을 봤단다.

보다가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울었다고 했다.

친구들은 조금 의아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왔는데 아빠가 있어서 참 반가웠다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줬다.

그 예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괜히 마음이 뭉클했고, 참 행복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 초등학교 6학년 참관수업 때도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

그날 수업의 주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상장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었다.

딸아이가 만든 상장의 제목은

‘상상 그 이상’ 이었다.

아이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자신이 만든 상장을 읽었다.

몇몇 아이들은 감정이 북받쳐 울음을 삼키기도 했다.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딸아이는 울면서 더디게 끝까지 자신이 만든 상장을 읽었다.

그리고 엄마가 앞으로 나가 상장을 받으며 딸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심성이 착하고 여린 아이다.

그래서 가끔은 걱정도 된다.

속으로 너무 많이 담아두지는 않을까.

혼자 참고 견디다 마음이 곪지는 않을까.

그래도 오늘처럼 마음을 표현해주면 좋겠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하고,

반가우면 반갑다고 말하면서.

이제부터는 손을 점점 더 놓아줘야 할 시기가 되었다.

그래도 가끔은 오늘처럼 먼저 손을 내어주었으면...

 



글 완희 · 편집 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