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 3

내 삶의 배경 어딘가에

먼저 간 친구를 추억하며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였다.친구의 부모님은 환경미화원이셨고, 나이 터울이 꽤 나는 누나가 셋 있었다.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그랬던 것 같다. 부모님의 직업을 가지고 아이를 놀리거나 무시하는 일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벌어지곤 했다.친구도 “너희 부모님 쓰레기 청소하시잖아” 같은 말을 듣곤 했다.지금 생각하면 그게 뭐가 놀림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린 친구에게는 꽤 큰 상처였을지도 모른다.그래서였을까. 친구는 주위에 많은 사람을 두는 편은 아니었다.하지만 나와는 죽이 맞았다.정작 내게 그 친구의 집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주택이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장 위에 수족관이 하나 있었다. 이끼가 잔뜩 낀 수족관 안에는 사람 손바닥만 한 금붕어가 살았다.얼마나 잘 먹였는..

카테고리 없음 2026.09.07

83번 버스를 기다리던 외할머니

빠른 74년생 큰형을 시작으로,75년 7월에 둘째 누나가 태어났고,76년 11월 끝자락에는 쌍둥이 막내로 내가 태어났다. 아버님은 참 호전적이셨다. 그렇게 아이 넷이 줄줄이 태어나다 보니,내가 아주 어릴 때는 외할머니가 우리 집에 계시면서 함께 키워주셨다.어릴 때 사진을 보면 우리 쌍둥이 곁에서 환하게 웃고 계시는 외할머니의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아버님은 늘 외할머니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셨다.손주, 손녀가 많으셨지만 우리 쌍둥이를 유독 많이 아껴주셨다.형은 무던하다고 ‘무던이’, 나는 촐랑거린다고 ‘촐랑이’라 부르셨다.할머니 품은 늘 넉넉하고 따뜻했다. 고등학교 3학년 어느 날이었다.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정류소에는 외할머니가 서 계..

카테고리 없음 2026.09.03

오늘은 손을 잡았다

가끔 딸아이의 등교시간과 내 출근시간이 겹쳐 집을 같이 나서는 날이 있다.오늘 아침도 그랬다.웬일인지 딸아이가 먼저 손을 꼭 잡아주었다.평소 같으면 친구들이 볼까 봐 부끄럽다며 잘 내어주지 않는 손이다.기분이 참 좋았다.그래서 내가 먼저 말했다.“횡단보도까지만 잡고 갈게.”딸아이는 괜찮다고 했다.그래도 학교로 가까워질수록 괜히 주변을 자꾸 살피게 됐다.혹시라도 같은 학교 친구가 지나가지는 않는지,평소보다 유난히 등굣길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었다.그렇게 손을 잡고 걷다가 학교 앞 횡단보도가 보일 즈음 내가 먼저 손을 놓았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의 얼굴은 평소보다 밝았다.도덕시간에 부모님과 관련된 영상을 봤단다.보다가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울었다고 했다.친구들은 조금 의아해했다고 한다.그리고 집..

카테고리 없음 2026.09.02